서울시 공원은 닮은 듯 다른 저마다의 색깔을 가진다. 지난 2002년 4월에 문을 연 선유도공원은 비교적 근래에 들어선 공원이지만 단연 손에 꼽을 만한 풍광을 가졌다. 기존의 공원이 갖지 못한 인공 지형과의 조화 덕분이다.

선유도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재활용 생태 공원이다. 원래 정수장이 있던 자리로 1978년에 정수장을 지어 2000년 12월까지 20여 년 동안 서울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했다. 이 선유정수장은 2002년 4월에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생태 공원으로 거듭났다.

선유도공원의 특징은 선유정수장의 기존 시설들을 적절히 활용했다는 점이다. 모든 것을 허물고 다시 지어올린 것이 아니라 옛 인공의 조형물에 자연을 수혈했다. 공원을 거닐다 보면 낡은 콘크리트 기둥이나 수로 벽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그 위로 웃자란 담쟁이가 콘크리트의 공간을 물들인다. 콘크리트의 잿빛과 담쟁이의 초록이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

송수 펌프실로 쓰던 건물 역시 디자인서울갤러리(한강역사관)로 변신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건물로 한강의 생태계, 문화 유적과 시민들의 생활상 등 서울과 함께 흘러온 한강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정보 갤러리와 전망 좋은 휴식 공간도 자리한다. 인공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공원에 정보화 사회에 어울리는 편의 시설까지 더한 공원인 것이다.